아쿠아리움(어항)의 뒤를 이어 다양한 형태의 비바리움이 애완/반려생활의 핫 트렌드로 뜨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용어정리 한 번 하고 넘어갈게요.
- 비바리움: 넓은 의미이자 원뜻으로는 동식물을 기르는 사육장의 총칭. 영문 위키 참고. Viv(어근 life, live) + ~arium(접미사 place). 그래서 아래 단어들에도 죄다 '~ㅏ리움'이 들어간다('~리움' 아님 주의). 단, 요즘 한국에선 테라리움 + 소형 동물(예컨대 유목과 모스로 꾸민 크레스티드 게코 사육장)이 좁은 의미의 비바리움으로 통하고도 있지만 원뜻은 어디까지나 전자.
- 아쿠아리움: Aqua는 물. 우리가 아는 그 어항.
- 테라리움: Terra는 땅. 육지와 식물만으로 채운 것. 벌레 몇 마리 들어있어도 무방함. 온습도 유지를 위해 밀폐가 가능하다는 것이 그냥 화분과의 차이.
- 팔루다리움: Palus는 습지. 일부는 물, 일부는 땅으로 만들어 습지생태계를 재현해놓은 것. 둘 사이의 비율은 크게 안 따지고 영역 각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게 중요.
- 리파리움: Ripa는 물가. 수변생태계를 재현해놓은 것. 물과 땅이 다 중요한 팔루다리움과 달리 수생식물, 돌, 나무의 상단이 물 위로 좀 나와있는 정도. 위 넷의 차이를 도표로 정리해놓은 사이트도 있고, 구글 이미지 검색에 의지하는 게 나을 수도.
이런 비바리움들은 완성품을 통째로 사들고 오는 방법도 있지만 역시 하나하나 직접 만들어가는 것이 재미이자 고생인데 기쁨. 들여놓는 순간부터 없애는 그날까지 매일 관리를 해줘야 하니 어차피 완성이란 있을 수 없죠. 이를테면 미니 정원같은 소생태계.
우레탄 폼은 그 기초재료 중 하나입니다. 캔 스프레이를 칙 뿌리면 거품이 나오는데 시간이 지나면 굳어서 스티로폼같이 되는 물질이죠. 굳은 뒤엔 커터칼로 가공도 쉽구요. 건설현장에서 흔히 써오던 건데 요즘엔 비바리움 레이아웃용 무독성 제품이 따로 나오고 있어요. 벽면을 조성하거나 큰 덩어리들을 대강 모아 붙여놓을 때 좋습니다. 최근에야 몇 가지 브랜드가 알려져가는 중인데요.
두 가지 제품 보여드릴게요. 오른쪽이 요즘 인기가 좋은 '비바폼 Viva Foam', 왼쪽이 제가 그동안 대륙발 보급형 정도로 여겼던 'Coloer 콜로어(?)' 제품입니다. 색깔은 브라운과 그레이인데 쓰다 보니 하나씩 필요하게 돼서 몇 달 시차를 두고 각각 구입했습니다. 비바폼을 먼저 샀고 Coloer를 나중에 샀죠.
Coloer 구입 당시 느낌이 쌔~한 문구가 눈에 띄었어요. "스티커를 붙이지 않은 원래대로의 제품..." 뭔소린가 싶어 가만 보니 뭐가 좀 비치네요? 스티커 긁어봅니다.
네, 같은 제품이네요. 디자인 조금 다르고 꼭지 색깔도 다르네요.
같은 제품이라구!!
다행히 가격차가 크지는 않습니다. 딱 스티커 디자인하고, 인쇄하고, 운반하고, 붙이는 비용 합친 정도. 아무리 봐도 비바폼 쪽 디자인이 나아보이긴 합니다. 옵션이라 치면 그만. 단지 뒤늦게 알면 괜히 속은 기분일 것 같아 제공하는 팩트 체크일 뿐이랍니다.
제품은 좋아요. 쓰는 데 익숙해지기만 하면 순간접착제, 에폭시 퍼티와 함께 하드스케이핑에 없어서는 안될 정도로 요긴하더군요. 저라면 철공소스러운 싼 거 사고 남은 돈을 폼 건과 폼 클리너 구입에 보태겠습니다만 선택은 개취겠죠. 다만 웬만하면 폼 건, 폼 클리너는 별도로 장만하시길. 1회용 플라스틱 노즐로 받는 스트레스 값이 더 비싸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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