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으면 물생활 못하는 물건 중 하나가 사이펀일 겁니다. 무환수, 쉽지 않아요. 한다 해도 비상사태는 언제든 발발할 수 있고 리셋이든 이사든 수조에서 물을 많이 빼야 할 상황이 닥치면 우리는 당연히 사이펀을 찾습니다. 뭔가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 격언이 있다죠. "일은 사람이 아니라 공구가 하는 거다."
근데 이게 은근 위험한 연장이기도 합니다. 환수뿐 아니라 바닥 청소도 겸하곤 하다 보니 치하(치새우) 마구 빨려올라옵니다. 올라오는 정도가 아니라 숫제 퇴수용 양동이에 들어가 앉아있죠. 알이나 치어도 마찬가지. 하물며 물벼룩이나 브라인 쉬림프가 바글대는 배양장을 사이펀으로 환수...? 상상도 힘들죠.
이걸 국물 우리는 다시백이 해줍니다. 말로 해도 쉽지만 역시 사진을 곁들여야 그럴싸해보이겠죠?
(1) 이마트제 다시백 작은 사이즈입니다. '우림백'으로 순화시켜놨네요. '다시'가 국물이라는 뜻의 일어거든요. 어느 회사에선 '국물팩'이라고도 합니다. 하여튼, 브랜드는 상관 없고 스몰 사이즈면 됩니다.
(2)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합성섬유 재질인지라 잘 찢어지지도 않아 말려서 다시 쓰고를 무한반복 가능(게다가 금방 마름). 이와 달리 친척뻘 되는 물건인 커피 필터는 종이 재질이라 재활용이 안되죠.
(3) 고무줄과 사이펀을 준비합니다. 참고로 저런 염가형 사이펀 사지 마세요-_- 몇 배 비싸도 꼭 수이사쿠 프로호스로 사세요. 열 배 더 좋아요.
(4) 어지간한 사이펀이라면 주둥이에 딱 맞게 씌워집니다(다시백 small 기준). 그리곤 고무줄로 쫀쫀하게 고정시키면?
환수시 치하(치새우), 치어, 알, 물벼룩, 브라인 쉬림프 빨려들어갈 확률 제로!...까지는 모르겠지만 초대폭 감소!! 적어도 눈에 보일 만한 애들은 다 걸러집니다. 수십 번 써봤어요. 혹시 물도 잘 안올라오는 건 아니냐구요? 전혀요. 오로지 물만 싸악 걸러 안심 환수 가능합니다(소일 가루마저 다 거를 기세).
대신 배설물이 전혀 청소되지 못한다는 단점은 있어요. 녹조로 키우는 물벼룩 배양장의 경우 덜어낸 물이 반투명 연녹색이니 녹조 입자들은 섞여 올라온 거지만 바닥에 가라앉아있는 찌꺼기는 처리가 안됩니다.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대신 배설물과 찌꺼기는 스포이드 노역을 감수하셔야.
한 통에 수십 장씩 들어있으니 남아도는 물량은 다양하게 활용하시면 됩니다. 수조 pH 내리기 위해 연갈탄이나 피트모스를 투입할 때 쓴다든가, 멸치 육수 잘 우려서 찌개 끓여먹고 건더기는 거북이, 가재에게 준다든가... 아, 여과기 프리 필터 대용으로는 쓰지 마셔요. 수류가 너무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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