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해수항을 시작하게 되는 경로일 겁니다. '간단하게 니모 한 쌍'. 그리고 많은 경험자들이 조언을 하죠. "그걸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 이 모순, 해결할 수 있을까요?
있습니다. 일단 니모 한 쌍으로 시작하는 겁니다. 최대한 심플하게요. 그러다 재미가 붙으면 업그레이드하는 거고, 아니다 싶으면 미련 없이 접는 거죠.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큰 타격 없게끔 최대한 경제적으로, 중복투자 최소화해서 시작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무조건 싸게는 아니에요. 그게 결국은 더 고생이고 손해거든요.)
왜 니모인가
마치 담수항의 구피, 금붕어같은 존재죠. 한국 이름 '흰동가리', 영어 이름 'Clownfish'(크라운 피쉬 Crownfish 아녜요~!), 그런데 애니 때문에 다들 '니모 Nemo'로 부르는 걔. 실은 한 가지가 아니라 Amphiprion 속에 들어가는 여러 종의 물고기를 통칭합니다. 오셀라리스(좁은 의미의 니모, 통칭 퍼큘라), 퍼큘라(세칭 '트루 퍼큘라'), 세베, 마룬, 토마토, 클라키 등 다양하고 색상 변이도 많아서 숫제 하나의 그룹을 이루고 있어요.(유명한 해외 사이트인 LiveAquaria의 해당 페이지를 참고하세요.)
첫째, 유명합니다. 둘째, 예쁩니다. 셋째, 저렴합니다. 해수어 중 담셀 다음으로 몸값이 싸죠. 넷째, 비교적 작은 어항에서도 잘 삽니다. 원래 행동반경이 아주 좁아요. 다섯째, 사육난이도가 낮습니다. 입맛 까다롭지 않고, 산호 뜯지 않고, 사람 겁내지 않고, 그밖에도 특별한 주의사항 따위 없죠.
이러다 보니 해수항 입문의 정석으로 여겨지고 있고, 저도 그랬고, 그래서 번성을 이룬 댓가로 초보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도 많고, 저도 그랬...ㅠㅠ 이거 하나는 꼭 알아두세요. 니모는 절대 해수어치고 더 튼튼한 물고기는 아닙니다. 사육난이도가 낮다는 건 방법이 베이직이라는 거지 생명력이 강하다는 얘기는 아니거든요. 잘 안 죽는 해수어를 찾으신다면 담셀/크로미스, 락 블레니, 폭스페이스 등을 알아보시고, 니모도 해수어 일반에 준하는 각오와 준비 쯤은 필요하다는 점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제일 먼저 마련해야 할 용품들
떨리는 첫 지름에 앞서 제 이전 게시물 '해수항을 준비하는 예비 리퍼를 위한 안내서'를 일독하시기를 권합니다. 해수어는 담수어의 몇 배에 달하는 사전준비가 필수라서요. 그리하여 마음의 준비가 되셨다면 '니모로 시작하기 미션'에 포커스를 맞춰 한 스텝씩 밟아나가 보겠습니다. 우선 물고기보다 먼저 장만해야 될 것들이에요.
어항 & 받침대 : 35큐브(35cm 정사각형)~45큐브를 권장합니다. 그 이하는 쉽지 않기도 하고(해수항은 작을수록 관리가 더 어려워요), 나중에 큰 어항으로 바꾸더라도 이걸 검역항 등으로 계속 활용하기 좋거든요. 브랜드는 넘어갑니다. 어항이라는 게 거기서 거기고 해수용이 따로 있지도 않아요. 이 크기(정확히는 두께)에서는 디아망(백유리)도 의미 없구요. 대신 어항을 올려둘 받침대는 필수겠죠. 튼튼한 거 아주 중요하니 가급적 전용제품을 구하세요. 아마 어항보다 비쌀 거예요^^.
여과 장치 : 이 크기에선 담수항처럼 걸이식 여과기를 쓸 수도 있습니다. 좀 큰 걸루요. 하지만 저는 내부배면섬프(이하 내배)를 추천합니다. 첫째, 기능적으로 더 좋습니다. 양말필터를 쓸 수 있고, 여과재도 많이 넣을 수 있고, 제대로 된 제품이라면 물소리도 전혀 나지 않습니다. 둘째, 미관상으로 더 좋습니다. 거의 모든 장비를 내배 안에 때려넣을 수 있으니 깔끔하죠. 대신 비싼 게 단점이지만 한 번은 지를 만합니다. 제품으로는 제스트A(내배만 판매, 어항은 별도 구입), 마린코스트(어항과 내배 세트로 판매) 정도가 유명합니다.
리턴 모터 : 내배를 선택하셨다면 필수. 여과기의 모터를 별도로 사서 다는 거라 보시면 됩니다. 좀 비싸더라도 DC 모터가 강약 조절도 되고 소음도 거의 없어서 좋아요. 중국산 제바오 강추. 모델이 굉장히 다양하니 잘 알아보시고, 용량은 제조사가 제시하는 스펙대로면 충분합니다. 너무 큰 거 사시면 다른 건 차치하고 내배에 들어가질 않는 수가 있어요. 우리 컨셉트에 맞는 걸로 5만원 이하에 해외직구 가능합니다.
양말 필터 : 내배를 선택하셨다면 필수. 물리적 1차 여과 담당입니다. 이거 있고 없고의 차이는 몇 번 세척해보시면 바로 알아요. 주 2회 이상 갈아줘야 하므로 최소 2개 필요. 크기와 모양은 내배에 맞춰 사시고, 재질은 나일론이 편해요. 자동양말필터라는 편리한 기계도 있지만 일단은 몇천원짜리 수동식으로 시작해보자구요.
여과재 : 해수용 여과재가 따로 있습니다. 담수용보다 훨씬 알이 굵죠. 적정량은 물 100리터당 1~2리터. 45큐브라면 이 정도, 35큐브면 절반이면 되겠군요. 제품은 다양하고 품질 차이는 모르겠습니다만 하단섬프용으로 나온 덩어리 큰 것들은 곤란. 내배에는 골프공 정도 크기의 볼 타입이 적절합니다.
박테리아제 :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해수용 박테리아제를 따로 구하세요. 프리츠, 브라이트웰, API 등의 외국 회사들이 '무슨무슨 스타트'라는 식의 제품명으로 다양하게 내놓고 있습니다.
해수염 : 해수항인데 해수염이 없으면 안되죠. 천일염 쓰면 안돼요~! 일단 저가형으로 가보시죠. 다만 나중에 함부로 막 바꾸면 폐사 위험마저 있다는 건 알아두셔요. 저가형과 고급형 사이에는 대략 두 배의 가격 차이가 있습니다. 환수할 때마다 써야 되니까 넉넉하게 사두는 게 좋습니다. 더불어 굴절식 염도계도 꼭 같이 구하세요.
락 : 죽은 경산호 덩어리. 단순히 장식품이 아니에요. 보조 여과재이기도 하고 산호나 말미잘을 붙일 지지대이기도 하고 생물들의 은신처이기도 한 해수항의 필수품. 몇 가지 종류가 있지만 최신 추세에 따라 데드 락으로 가시죠. 45큐브 기준 3~5kg이면 되고, 담수항과 달라서 성형에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습니다. 락을 가릴 만큼 산호가 잘 자라는 게 관건이거든요.
샌드 : 죽은 경산호 가루. 락과 달리 필수라고까진 못하지만 역시 보조 여과재이자 일부 생물에겐 은신 수단. 여기도 드라이 샌드로 가시죠. 보통의 산호사보다는 아라고나이트 샌드가 이끼 억제에 더 유리하다고 합니다. 굵기는 2~5mm, 양은 45큐브 기준 5kg. 두께 3cm 정도로 깔면 됩니다.
해수항의 물잡이
필요한 것도 알아야 할 것도 아직 많지만 일단 물잡이부터 시작하고 봅시다. 왜냐하면 해수항의 물잡이는 담수항보다 훨씬 오래 걸리거든요. 라이브 락이며 축양 여과재 등을 쓰면 1주일도 안 걸린다, 심지어 즉시 키울 수 있다는 분도 계시는 반면 택도 없는 소리 마라, 두 달 이상 필요하다는 분도 계십니다만... 표준 코스가 적어도 한 달이므로 그렇게 적어놓겠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을 어떻게 참느냐? 필요한 거 더 사고 알아야 할 거 더 공부하다 보면 금방 간답니다.
1. 수조와 받침대를 설치합니다. 나중에 옮기기 어려우니 위치 선정 잘 하시고, 수평 신경 쓰시고, 햇볕이 드는 곳은 이끼대란이 일어나니 피해주세요.
2. 여과 장치를 설치합니다. 내배와 리턴 모터 혹은 걸이식 여과기가 되겠네요. 여과재도 담아넣고 내배에 양말 필터도 걸어둡니다.
3. 샌드와 락을 투입합니다. 잘 씻은 다음 넣으셔야 되구요(라이브 락/샌드는 예외). 락 성형을 원하신다면 물론 이미 되어있어야겠죠. 엑시아 911(석재용 순간접착제)과 락 가루를 이용하면 아주 튼튼하게 붙습니다. 락 가루는 락 조각들을 맞비비면 쉽게 얻을 수 있구요.
4. 물을 채웁니다. RO/DI 정수기 등에 관한 얘기도 있지만 저는 우리나라의 경우 수돗물도 무방하다고 보는 쪽입니다. 이 단계에선 염소 날리기를 생략해도 됩니다.
5. 해수염을 녹입니다. 내배라면 리턴 모터를 켠 후 양말 필터 안에 조금씩 투입하면 되고, 걸이식이라면 따로 녹인 다음 넣는 게 낫겠군요. 염도는 굴절식 염도계를 동원해서 제대로 맞춰야 합니다. 통상 35ppt(=퍼밀)를 표준으로 칩니다. 해수항의 염도는 늘 일정해야 한다는 것, 잊지 마시구요. 여과 장치를 켜두고 꼬박 하루가 지난 뒤 확인하고 가감하는 식입니다.
6. 질화 박테리아제와 소량의 사료를 투입합니다. 요즘엔 사료 대신 아예 암모니아제를 쓰기도 합니다. 박테리아제만 넣으면 안되고 박테리아제를 안 넣어도 안됩니다.
7. 이렇게 한 달 가량을 여과 장치 돌려가며 방치해놓고는 나머지 준비를 하는 겁니다. 물잡이 기간 동안 환수는 안해도 되고 조명, 스키머, 수류 모터 등의 추가 장비도 천천히 장만하면 됩니다.
8. 다만 어항물이 자연적으로 증발하는 만큼 일 1회 이상 계속 보충을 해주는 일만큼은 필수입니다.(물론 소금 안 녹인 맹물이어야겠죠.) 생각보다 증발량이 많아요. 45큐브 기준 주당 5리터쯤은 됩니다. 이걸 조금이나마 싸고 쉽게 해주는 장비로 볼탑과 페트병 조합이 있긴 하지만 돈 좀 더 주고 ATO와 보충수통 조합으로 가시길 강력하게 권합니다. ATO는 몇만원, 보충수통은 20리터 말통이 몇천원이면 됩니다. 매일 물 보충 며칠만 해보면 수긍하실 거예요.
물 잡는 동안 할 일들
1. 제일 궁금한 건 대체 언제 물이 잡히는지겠죠.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니 이것부터 공부해보셔요. 암모니아, 아질산염, 질산염 등을 테스터로 측정하는 게 기본이고 담수항과 달리 셀리퍼트 제품이 많이 쓰입니다. 눈으로, 감으로는 많이 위험해요.
2. 물잡이와 염도 다음으로 생물들의 생사를 좌우하는 게 온도입니다. 담수항과 달리 가정집이라도 히터는 필수이며 최소한 냉각팬이나 미니 선풍기라도 겸비해야 합니다. 더 나가면 자동온도조절기, 냉각기, 시즈 항온기(냉난방 겸용) 등이 기다리고 있지요.
3. 이제는 조명도 장만하셔야죠. 물고기만 키운다면 평범한 LED 스탠드도 무방하지만 산호나 말미잘이 있다면 (마치 수초항의 수초용 조명처럼) 산호용 조명이 필수입니다. 다행히 스펙트라(옛 이름은 산라이즈) 등의 10만원 이하 저가형 제품도 입문용 산호를 키우기엔 괜찮습니다.
4. 스키머는 필수라고 봅니다.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1주일이라도 빌려 써보면 스키머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더구나 산소 공급 및 pH 유지에도 도움이 되니까요. 역시 10만원 이하의 소형/저가형 제품이면 충분합니다. 다만 아주 싼 에어리프트 타입은 피하시고 니들휠 타입을 구하세요.
5. 수류 모터도 꼭 필요할까요? 일반적으로는 해수항의 필수품이라고 합니다만 35~45큐브 니모항이라면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특히 말미잘을 키울 계획이라면 일단 참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사고사 위험이 꽤 높거든요. 없이 시작한 다음 상황 봐서 나중에 추가해도 좋을 듯합니다. 브랜드는 리턴 모터와 마찬가지로 제바오가 1순위, 가격도 비슷.
6. 그리고 또 필요한 것이 많기도 하지요. 사료야 물론이구요. 담수항에 히카리가 있다면 해수항엔 오션 뉴트리션이 있습니다. 또 뭐가 있을까요? 해수항 전용 비품만 꼽아봐도 피딩 트레이, 피딩용 스포이드, 자석식 유리닦이, 탈질 박테리아제와 카본 소스, 스탑 암모, 각종 테스터, 산호 프랙 집게, 촬영용 필터 등 무궁무진하네요^^.
7. 지를 일만 있는 건 아닙니다. 좀 더 많은 공부가 기다리고 있는데요. 니모를 비롯한 여러 생물 키우는 법, 3도(온도, 염도, 탄산경도) 유지, 질인산 경칼마 등 파고들어가면 끝도 없죠. 나머지는 천천히 익혀간다 해도 최소한 환수, 청소, 기타 일상적인 관리법까지는 얼른 알아두셔야겠죠.
대망의 생물 입수
어느덧 질화 사이클도 잡힌 것 같고 드디어 생물들을 데려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도 몇 가지 요령이 있어요. 지금까지가 돈 나가는 문제였다면 이제부터는 살리느냐 죽이느냐 입니다.
- 우선, 니모부터 데려오는 게 아닙니다. 최초 입주자로는 스네일 류가 좋습니다. 종류가 많지만 이 단계에선 터보 스네일 혹은 밴디드 트로커스 스네일이 적절하구요. 얘네부터 두세 마리 넣어봐서 이끼도 청소해가며 멀쩡하게 살아준다면 그 다음 순서로 넘어가도 되는 겁니다.
- 만약 산호를 함께 키우실 거라면 두 번째 순서부터도 가능합니다. 물을 거의 더럽히지 않기 때문에 물고기보다 빨리 넣어도 됩니다.
- 니모는 큰 어항에서조차 한 쌍을 넘겨 키우기 어렵습니다. 수족관에서 수십 마리가 함께 노니는 모습에 속지 마세요. 집에서는 세 마리만 돼도 하나 죽을 때까지 싸우기 십상이에요. 여러 종을 섞어도 안됩니다. 오셀라리스면 오셀라리스, 토마토면 토마토, 같은 종으로 한 쌍만 데려오세요. 귀여운 외모에 현혹되지 마세요. 얘네 절대 평화롭지 않아요.
- 어떤 물고기든 한두 마리 입수시킨 뒤 적어도 1주일 간격을 두시기를 권합니다. 담수항처럼 여러 마리 한꺼번에 넣었다간 일 납니다.
- 니모는 한 쌍을 동시에 넣어도 되지만 덩치 있고 먹성 좋은 어종은 한 번에 한 마리만 추가해야 합니다. 해수생물들은 담수보다 수질 악화에 훨씬 더 민감하므로 가급적 조금씩, 가급적 천천히 추가라는 원칙을 잊지 마세요.
- 작은 어항에서 니모와 함께 키우기 좋은 입문용 생물로는 대략 이런 애들이 있습니다:
- 어류: 그린 크로미스, 옐로우테일 담셀, 화이어 고비, 다이아몬드 고비, 락 블레니, 로얄 그라마. 단, 니모 한 쌍을 제외하고 2~3마리 정도가 한계입니다. 그밖에는 작은 어항에 키우기 부적합하거나 사료순치가 어렵거나 성격이 난폭해 어려움이 있어요.
- 말미잘: 니모의 영원한
친구침대. 하지만 의외로 까다로운 생물입니다. 특히 버블 말미잘이면 반드시 수류 모터를 생략하시기 바라구요. 조명도 강한 걸 좋아하고 먹이도 해산물을 따로 챙겨줘야 합니다. 니모보다 나중에 들어가도 되니까 충분한 검토를 거치시기 바래요. - 산호: 물고기보다 몇 배는 까다롭고 어렵다는 점 알아두셔야 합니다. 그나마 가장 쉽다는 연산호 중에서도 명 질기고 저렴한 종으로는 핑거 레더, 버튼, 글로브 폴립, 머쉬룸 정도가 있습니다. 같은 입문용이라도 스타 폴립과 레더는 수류가 좀 있어야 하고 펌핑 제니아는 몇 달 지난 다음에 넣는 게 좋아요.
- 기타 무척추동물: 터보 스네일이나 밴디드 트로커스 스네일 두세 마리는 필수. 각종 소형 갑각류(새우, 소라게, 크랩 등)도 튼튼하고 개성 있어서 좋아요. 반면 불가사리, 성게, 군소, 튜브웜 등은 어항에선 영 쉽지 않아서 뒤로 미뤄두시길 권합니다. 갑각류라도 투구게나 맨티스 쉬림프는 작은 니모항과는 전혀 맞지 않구요.
그리고 관리, 관리, 또 관리
진짜는 이제부터죠. 그렇게 많이 알아보고 돈 쓰고 애 쓰고 시간 들여 준비했는데도 걸핏하면 죽어나가는 게 해수항, 생각지도 못한 온갖 문제가 끊일 날이 없는 게 해수항입니다. 네, 니모 한 쌍 키우기가 절대로 간단하지 않아요. 차라리 그 어려운 걸 내가 해낸다는 도전정신으로 임하는 게 속 편합니다^^;
산호초라는 특수한 생태환경을 집에서 재현하려니까 그래요. 지금까지 언급한 해수생물의 대부분이 산호초에 사는 애들인데요. 그 넓은 바다 면적의 1%도 안된다고 하죠. 1년 365일 날씨도 수온도 수질도 거의 변화가 없는 귀한 생태계랍니다. 그걸 방구석에 재현하려니 쉽겠습니까. 이만큼이나마도 각종 장비와 용품이 발달해서 많이 나아진 거라더군요.
그래서 앞으로도 두고두고 신경을 써야 합니다. 마냥 열거해보자면:
- 하루 두 번 사료 주기
- 1주일에 한두 번 환수 + 염도, 질산염, 인산염, 탄산경도 체크
- 위 결과에 따라 해당 용품 도징
- 며칠에 한 번씩 보충수 충당, 스키머 폐수 비우기, 유리벽 청소
- 습관적으로 온도, 수위, 물 순환, 스키머, 양필 등 점검
- 이끼, 디노, 시아노 등 온갖 불청객 응대하기
- 몇 달에 한 번씩 스키머와 모터들 이 잡듯이 청소
- 합사 트러블, 질병, 폐사 등 문제 발생시 대응
- 여행, 이사, 기타 비상시 대처
-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새로운 생물 발견시 또 알아보고 준비하고 데려오고 도돌이표
- 더불어 더 큰 수조, 추가 장비, 리퓨지움이며 검역항 따위에 대한 식지 않는 관심까지
수초항이 작은 온실 가꾸는 것에 비견될 만큼 잔손이 가는 일이라면 해수항은 숫제 미니 동물원 하나 차리는 수준이랄까요. 담수항과 달리 수조 3개 이상 운영하는 분이 거의 없는 데는 다 이유가 있겠죠. 다행히 작은 니모항이라면 부담이 훨씬 적습니다. 위에 열거한 것들 반은 패스해도 되거든요. 하지만 그걸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 이 멘트, 사실은 응원입니다. 성공적으로 운영하시고 업그레이드까지 하라는 거죠. 저는 반 년 걸렸습니다.
댓글